제로 네트워크 운영 중단과 2026년 이더리움 레이어 2 시장의 가혹한 구조조정
제리온이 개발한 이더리움 레이어 2 솔루션 제로 네트워크가 운영 중단을 발표했다. 이는 상위 3개 네트워크가 시장의 90%를 점유하는 독점 현상과 최근 발생한 대규모 보안 사고에 따른 유동성 고갈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2026년 5월 21일, 제리온(Zerion) 팀은 자사의 이더리움 레이어 2 솔루션인 제로 네트워크(Zero Network)의 운영 중단을 발표했다. 이는 업계가 고통스러운 통합 단계를 거치면서 인프라 경쟁에서 물러나는 중요한 신호로 해석된다.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세 개의 네트워크가 거래량의 90%를 장악한 시장에서 '수천 개의 롤업'이라는 꿈이 적자생존의 현실로 바뀌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제리온은 제로 네트워크를 정리하고 핵심 서비스인 API와 지갑 서비스 성장에 자원을 재배치하기로 결정했다. 2026년 5월 21일 발표된 성명에 따르면, 독자적인 레이어 2를 유지하는 대신 사용자 경험과 개발자 도구에 집중하는 전략적 전환을 선택한 것이다. 이는 인프라 유지에 드는 막대한 비용 대비 시장 점유율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이더리움 레이어 2 생태계는 2026년 들어 심각한 임계점에 도달했다. 50개 이상의 롤업이 사용자 유치를 위해 경쟁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소수의 지배적인 네트워크가 시장을 독식하는 구조가 고착화되었다. 이러한 환경에서 중소 규모의 네트워크는 운영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으며, 이는 생태계 전반의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더리움 레이어 2 생태계는 임계점에 도달했다. 50개 이상의 롤업이 경쟁하고 있지만, 베이스(Base), 아비트럼(Arbitrum), 옵티미즘(Optimism)이 전체 거래의 90%를 처리하고 있다.
21Shares의 2025년 12월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스와 아비트럼, 옵티미즘 등 이른바 '빅 3' 네트워크가 전체 레이어 2 거래량의 약 90%를 점유하고 있다. 이는 나머지 50여 개의 롤업이 단 10%의 시장 점유율을 두고 처절한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거대 네트워크들이 구축한 강력한 생태계와 유동성은 신규 진입자들에게 거대한 장벽이 되고 있다.
연쇄적인 프로토콜 운영 중단 사태
제로 네트워크의 사례는 최근 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광범위한 수축 현상의 일부에 불과하다. 2026년 초부터 기술적 한계나 자금 부족으로 인해 운영을 종료하는 프로젝트가 줄을 잇고 있다. 이는 투자 자본이 검증된 대형 플랫폼으로 쏠리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시장 정화 과정으로도 볼 수 있다.
- ZK싱크 라이트(ZKsync Lite): 2026년 중 운영 중단 계획을 발표했으며, 현재 5,000만 달러 규모의 사용자 자금은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
- 아스트리아(Astria): 한때 촉망받던 공유 시퀀서 프로젝트였으나, 채택 부족으로 인해 2026년 초 운영을 종료했다.
- 제로 네트워크(Zero Network): 제리온의 인프라 사업 철수 결정에 따라 2026년 5월 21일부로 단계적 종료 절차에 돌입했다.
2026년 4월에 발생한 켈프DAO(KelpDAO) 취약점 공격은 이러한 시장 위축을 가속화한 결정적인 트리거가 되었다. 이 사고로 인해 디파이 생태계 전반에서 약 130억 달러에서 140억 달러에 달하는 유동성이 단 이틀 만에 증발했다. 이는 2022년 테라/루나 사태 당시의 충격과 비견될 만큼 파괴적이었으며 시장의 투기적 자본을 빠르게 냉각시켰다.
켈프DAO 사건 이후 투자자들은 위험 자산에서 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했으며, 특히 제로 네트워크와 같은 '롱테일' 프로토콜에서 유동성 유출이 심화되었다. 페깅을 유지해야 할 토큰이 가치를 상실하면서 발생한 이 충격은 소규모 레이어 2 네트워크들이 성장 동력을 잃게 만든 주요 원인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자본은 더 안전하고 검증된 대형 네트워크로 회귀하고 있다.
인프라 유지 비용과 기술적 장벽
레이어 2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데 드는 기술적, 재무적 부담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대부분의 L2는 여전히 단일 운영자가 관리하는 허가형 시퀀서를 사용하고 있어 검증성과 중립성 유지에 상당한 비용이 발생한다. 에스프레소(Espresso)와 같은 공유 시퀀서 네트워크가 대안으로 제시되었으나 실제 채택은 여전히 제한적인 상황이다.
반면 아비트럼은 2025년 중반 기준 178억 달러의 TVL을 기록하며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를 입증했다. 베이스 역시 코인베이스의 지원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사용자 기반을 확보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러한 거대 네트워크들과 경쟁하기 위해 필요한 마케팅 및 보안 유지 비용은 제리온과 같은 팀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2026년 4월이 역대 최다 보안 사고 발생 달로 기록된 가운데, 남은 2026년 하반기에도 프로토콜 간의 통합과 폐쇄는 계속될 전망이다. 자본은 점차 투기적인 신규 프로젝트보다는 보안이 검증되고 유동성이 풍부한 환경으로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더리움 생태계가 양적 팽창을 멈추고 질적 내실을 다지는 시기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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