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D 리포트] 코드 대신 사람을 노린다: 2026년 가상자산 '렌치 공격' 피해액 1억 100만 달러 돌파
블록체인 보안 기술이 강화됨에 따라 범죄자들의 수법이 물리적 위협으로 선회하고 있다. 2026년 1월부터 4월까지 발생한 '렌치 공격' 피해액은 이미 1억 100만 달러를 넘어섰으며, 이는 가상자산 보안의 핵심 취약점이 기술이 아닌 '사람'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블록체인 프로토콜과 하드웨어 월렛의 보안이 강화되면서 범죄자들은 더욱 직접적이고 폭력적인 절도 방식인 '렌치 공격(wrench attack)'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2026년 첫 4개월 동안 이러한 물리적 강압을 통한 탈취 사례가 급증하며 문서화된 피해액만 1억 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가상자산 생태계의 주요 취약점이 더 이상 코드가 아니라 키를 보유한 개인이라는 위험한 신호다.
보안 업체 서틱(CertiK)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2026년 1월부터 4월까지 확인된 물리적 가상자산 공격은 총 34건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디지털 해킹에서 물리적 갈취로 범죄의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지표다. 범죄 조직들은 이제 복잡한 암호 알고리즘을 해킹하는 대신, 자산 보유자를 직접 위협하여 지갑의 제어권을 넘겨받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범죄 조직은 이제 기술적 보안을 뚫는 대신 디지털 지갑 뒤에 있는 사람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 이는 가상자산 보안의 패러다임이 기술적 방어에서 물리적 방어로 이동해야 함을 의미한다.
2026년 초반 4개월간의 수치는 2025년 같은 기간 기록된 24건에 비해 약 41%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급격한 상승세는 가상자산 가격의 변동성과는 별개로, 범죄자들이 물리적 공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기대 수익이 기술적 해킹보다 높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신고되지 않은 사례를 포함할 경우 실제 피해 규모는 1억 100만 달러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통계적 급증: 2025년과 2026년의 비교
물리적 공격의 증가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법 집행 기관의 단속이 일시적으로 공격 횟수를 줄이는 데 기여하기도 하지만, 장기적인 성장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6년 1월 한 달 동안에만 13건의 사건이 보고되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올해가 역대 최악의 '렌치 공격'의 해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 2026년 1월: 낸시 거스리 납치 및 600만 달러 비트코인 요구 사건 발생
- 2026년 3월: 영국에서 유명 가상자산 인사인 실리튜나(Sillytuna)를 겨냥한 공격 발생
- 프랑스: 주요 가상자산 기업 밀집 및 투자자 분포로 인해 유럽 내 최대 핫스팟으로 부상
- 자금 세탁: 탈취된 자산의 상당수가 추적이 어려운 모네로(XMR)로 즉각 전환
2026년 1월에는 미국 언론인 사바나 거스리의 84세 노모인 낸시 거스리가 납치되어 600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 몸값을 요구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범죄자들이 자산가 본인뿐만 아니라 그 주변 인물을 노리는 '대리 표적 선정(proxy target selection)' 방식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범죄자들은 소셜 미디어나 공개된 정보를 통해 타겟의 가족 관계까지 파악하여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프랑스는 주요 가상자산 인프라와 고액 자산가들이 밀집해 있어 렌치 공격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 서틱은 프랑스 내 가상자산 커뮤니티의 활발한 활동과 관련 기업들의 집중이 오히려 범죄자들에게 표적 식별을 용이하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유럽 전역에서 물리적 보안 위협이 확산되는 양상과 궤를 같이한다.
자금 세탁과 모네로 로테이션
탈취된 자산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즉각적으로 모네로(XMR)와 같은 프라이버시 코인으로 전환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2026년 초 발생한 대규모 탈취 사건 직후, 훔친 자산이 모네로로 대량 유입되면서 해당 코인의 시장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 관찰되기도 했다. 이러한 자산 로테이션은 수사 기관의 추적을 어렵게 만드는 핵심적인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고액의 자금 전환은 시장의 변동성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프라이버시 기술을 악용하는 범죄자들과 이를 규제하려는 당국 사이의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자금 세탁 경로가 고도화됨에 따라 탈취된 자산의 회수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이는 범죄자들이 물리적 공격을 지속하게 만드는 동기가 되고 있다.
2026년 전망과 보안 패러다임의 변화
서틱은 현재의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26년 연말까지 약 130건의 렌치 공격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범죄 수법이 '인간 계층'을 향해 고도화됨에 따라, 단순한 디지털 암호화를 넘어 물리적 강압 상황에 대비한 보안 솔루션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강압 상황용 PIN 번호나 지리적으로 분산된 다중 서명(Multisig) 도입을 권고하고 있다.
최근 영국 수사당국이 6만 1,000개의 비트코인을 회수하고 프린스 그룹(Prince Group)으로부터 15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압수하는 등 법 집행 기관의 성과도 있었으나, 물리적 위협에 대한 방어는 여전히 개인의 몫으로 남아 있다. 기술이 아무리 완벽해도 그 열쇠를 쥔 인간이 위협받는다면 보안 체계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2026년 가상자산 시장의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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