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보안의 새로운 국면: AI 에이전트와 규제 팀의 속도 전쟁
2026년 5월 18일, 엘립틱(Elliptic)의 시몬 마이니 CEO는 AI 에이전트의 거래 속도가 기존의 인간 중심 모니터링 체계를 압도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AI 기반 사기가 일반 사기보다 4.5배 높은 수익성을 기록하는 가운데, 업계는 자동화된 '에이전트형 컴플라이언스' 도입으로 대응하고 있다.
2026년 5월 18일, 블록체인 분석 기업 엘립틱(Elliptic)의 시몬 마이니(Simone Maini) CEO는 가상자산 시장의 보안 위협에 대해 엄중한 경고를 전했다. AI 에이전트와 자동화된 결제 시스템이 생성하는 거래 속도가 인간의 판단 속도에 맞춰 설계된 기존 모니터링 시스템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기술적 격차는 악의적인 AI 개체가 규제 팀보다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고도의 군비 경쟁을 촉발하고 있다.
현재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AI 기반 거래 속도와 전통적인 컴플라이언스 팀의 수동 또는 반자동 검토 프로세스 사이에서 심각한 기술적 마찰이 발생하고 있다. 인간 중심의 시장을 위해 구축된 기존의 감시 체계는 초단위로 수만 건의 거래를 처리하는 AI 에이전트의 규모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이다. 이러한 속도의 불일치는 보안의 공백을 만들어내며 범죄 조직이 규제망을 회피하는 결정적인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AI 에이전트와 자동화된 결제 시스템은 인간의 속도에 맞춰진 가상자산 모니터링 시스템이 감당할 수 없는 규모에 도달할 수 있다. — 시몬 마이니, 엘립틱 CEO.
보안 전문가들은 AI 에이전트가 단순히 거래를 자동화하는 수준을 넘어, 복잡한 금융 전략을 실시간으로 수정하며 규제 당국의 탐지 알고리즘을 학습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기존의 정적 규칙 기반 감시 시스템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의미하며, 보안 팀이 대응책을 마련하기도 전에 공격이 종료되는 상황을 빈번하게 초래한다.
AI 기반 착취의 경제학과 수익성 격차
AI를 활용한 공격의 경제적 효율성은 이미 구체적인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의 2026년 가상자산 범죄 보고서에 따르면, AI 기반 사기 작전은 캠페인당 평균 32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비AI 방식보다 4.5배 높은 수익성을 기록했다. 반면 전통적인 방식의 사기 수익은 평균 71만 9,000달러에 그쳐, 공격자들이 왜 급격히 AI 기술로 전향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 AI 기반 펌프앤덤프(Pump-and-dump): AI가 저가에 자산을 매입한 후 자동화된 홍보 전술을 동원해 가격을 인위적으로 부양하는 수법이다.
- 적응형 피싱(Adaptive Phishing): AI 알고리즘이 공개 데이터를 수집하여 타겟의 포트폴리오나 최근 거래 내역에 맞춘 정교한 스피어 피싱 메시지를 생성한다.
- 딥페이크를 이용한 KYC 우회: 생성형 AI로 제작된 가짜 신분증과 영상을 통해 가상자산 거래소의 본인 인증 절차를 무력화한다.
- 자동화된 자금 세탁: AI 에이전트가 수천 개의 지갑을 거쳐 자금을 분산하고 재결합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수행하여 추적을 어렵게 만든다.
디지털 생태계 내 AI 에이전트 트래픽의 성장세는 가히 파괴적이다. 휴먼 시큐리티(HUMAN Security)의 2026년 벤치마크 보고서에 따르면, 에이전트형 AI 트래픽은 전년 대비 7,851%라는 기록적인 성장률을 보였다. 2024년의 낮은 기저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현재의 절대적인 거래량은 주요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만큼 거대해졌다.
규제 당국도 이러한 변화에 긴박하게 대응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폴 앳킨스(Paul Atkins) 의장은 2026년 5월 8일, 온체인 시장과 AI 기반 금융 애플리케이션에 적용될 새로운 증권 규제 개정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디지털 자산 기업들이 거래와 결제 활동을 온체인으로 이동함에 따라 발생하는 새로운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조치다.
에이전트형 컴플라이언스의 부상과 방어 전략
보안 업계는 '불에는 불로 대응한다'는 전략 아래 에이전트형 컴플라이언스(Agentic Compliance)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컴플라이(Comply)와 같은 기업은 2026년 3월, MCP(Model Context Protocol) 서버를 활용해 인간의 개입 없이 실시간으로 거래를 모니터링하는 맞춤형 AI 에이전트 플랫폼을 출시했다. 이러한 방어용 AI는 공격용 AI의 속도에 맞춰 실시간으로 위협을 탐지하고 차단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자동화된 방어 체계는 단순히 속도만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복잡한 데이터 패턴을 분석하여 잠재적인 범죄 링을 식별하는 데에도 기여한다. 컴퓨터 비전과 네트워크 분석 기술을 결합한 AI 시스템은 위조 수표 탐지나 서명 확인뿐만 아니라, 분산된 지갑 간의 비정상적인 자금 흐름을 인간보다 훨씬 정교하게 포착해내고 있다.
국제적인 규제 표준인 FATF 트래블 룰(Travel Rule)의 확산도 중요한 변수다. 2026년까지 60개 이상의 관할권이 가상자산 사업자(VASP) 라이선스 제도를 도입하거나 등록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가상자산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국가 간 자금 세탁 방지 공조를 강화하는 법적 기반이 되고 있다.
하지만 기술적 진보와 법적 제도 마련에도 불구하고 실제 집행의 격차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2025년 6월 FATF의 보고에 따르면, 트래블 룰 법안을 도입한 지역 중 약 59%가 아직 실제적인 감독이나 집행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집행의 공백은 AI 기반의 불법 활동이 암약할 수 있는 창구를 제공하고 있으며, 글로벌 차원의 실질적인 법 집행 강화가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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