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리티 법안 섹션 404 공개: 스테이블코인 보상 허용과 전통 은행 예금 보호의 전략적 타협
2026년 5월 1일 공개된 클래리티 법안의 수정안은 스테이블코인 보유만으로 지급되는 이자를 금지하는 동시에, 활동 기반 보상은 허용함으로써 전통 금융권의 예금 이탈을 방지하고 가상자산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절충안을 담았다.
2026년 5월 1일 금요일, 스테이블코인 수익률을 둘러싼 오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의 절충안 전문이 공개되었다. 이 법안은 디지털 자산을 '단순 보유'하는 대가로 지급되는 이자를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동시에, 활동 기반 보상에 대해서는 폭넓은 예외를 인정함으로써 전략적 중도 노선을 택했다. 이는 가상자산 산업의 경쟁력을 억누르지 않으면서도 전통 은행권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예금 이탈(Deposit Flight) 현상을 방지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어떠한 디지털 자산 서비스 제공자도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의 보유와 관련해서만 어떠한 형태의 이자나 수익을 보유자에게 지급해서는 안 된다. — 클래리티 법안 섹션 404(b)(1) 초안.
법안의 핵심인 섹션 404는 스테이블코인이 은행의 고수익 예금 대체재로 마케팅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입법자들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사용자에게 직접적인 이자를 지급하는 행위를 제한함으로써, 전통적인 저축 계좌가 가진 경제적 지위를 보호하고자 한다. 이러한 규제는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블랙홀이 되는 것을 경계하는 은행 로비스트들의 요구가 반영된 결과다.
'선의의' 예외 조항: 허용되는 보상 구조
하지만 모든 형태의 혜택이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법안은 '선의의(Bona fide)' 거래로 간주되는 특정 활동에 대해서는 보상 지급을 허용하고 있다. 이러한 보상은 은행 예금과 '경제적 등가성'을 갖지 않아야 하며, 사용자의 플랫폼 참여를 독려하는 마케팅 수단으로 정의되어야 한다.
- 로열티 프로그램 및 포인트 시스템
- 특정 거래나 결제 활동과 연계된 프로모션
- 플랫폼 이용 및 구독 서비스에 따른 혜택
- 네트워크 전송 및 결제 처리와 결합된 보상
2026년 초 기준 미국 전통 은행의 일반 저축 계좌 평균 수익률은 약 0.45% 수준에 머물러 있어 가상자산 플랫폼과의 격차가 뚜렷하다. 코인베이스와 크라켄 등 주요 플랫폼이 제공하는 2%에서 5% 사이의 보상은 은행권에 심각한 예금 이탈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이번 법안은 이러한 '수익률 격차'를 인위적으로 통제하여 전통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꾀하려는 의도를 명확히 하고 있다.
규제 집행을 위해 SEC, CFTC, 그리고 미 재무부는 공동으로 허용 가능한 보상의 범위를 정의하는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들 기관은 단순한 마케팅 프로모션과 실질적인 이자 지급 행위를 구분하기 위한 엄격한 반회피(Anti-evasion)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경제적 등가성'이라는 모호한 기준을 어떻게 구체화하느냐가 향후 법적 분쟁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반응은 즉각적이고 냉담했다. 법안 전문이 공개된 직후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서클(Circle)의 기업 가치는 단일 거래 세션에서만 56억 달러가 증발하는 충격을 겪었다. 반면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는 스테이블코인 보상이 허용되더라도 은행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낙관적인 보고서를 발표하며 정치적 균형을 맞추려 노력하고 있다.
규제의 칼날이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을 향하면서 투자자들은 토큰화된 국채(Tokenized Treasuries)와 같은 대안 자산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연 3.5%에서 4.5%의 수익률을 제공하는 토큰화 국채는 클래리티 법안의 직접적인 제한을 받지 않아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했다. 이러한 시장의 변화는 규제가 특정 자산을 억제할 때 자본이 어떻게 다른 통로를 찾아가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에이브(Aave) 등 디파이 플랫폼을 통한 USDC 대출 수익률은 연 4%에서 6%를 기록하며 여전히 높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클래리티 법안이 주로 중앙화된 서비스 제공자의 행위를 규제 대상으로 삼고 있어, 이러한 온체인 활동은 당분간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당국이 이를 '위장된 수익'으로 간주할 경우 추가적인 규제 압박이 가해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법안의 최종 완성은 재무부의 세부 시행령 제정과 상원 마크업(Markup) 결과에 달려 있다. 2026년 5월 1일 공개된 수정안은 가상자산 산업에 제도적 틀을 제공했다는 의의가 있으나, 은행권 보호를 위해 혁신의 범위를 제한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향후 몇 달간 이어질 입법 과정은 미국 가상자산 시장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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