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 북한 해킹 연루 7,100만 달러 규모 이더리움의 에이브 이송 허가: 테러 피해자들과의 법적 공방 속 이정표
2026년 5월 9일, 미 연방법원은 아비트럼 네트워크에 동결된 7,100만 달러 상당의 이더리움을 에이브(Aave) 프로토콜로 이동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이번 결정은 북한 연계 해킹 자산의 회수와 테러 피해자들의 압류 청구가 충돌하는 가운데 나온 중요한 법적 판단이다.
2026년 5월 9일,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의 마거릿 가넷(Margaret Garnett) 판사는 아비트럼(Arbitrum) 네트워크에 동결되어 있던 약 7,100만 달러 상당의 이더리움(ETH)을 에이브(Aave) 프로토콜로 이동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이번 판결은 북한과 연계된 해킹 사건으로 유실된 사용자 자금을 회수하려는 디파이(DeFi) 프로토콜과, 북한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판결을 집행하려는 테러 피해자들 사이의 치열한 법적 공방 속에서 내려진 결정이다.
자산의 이동은 허용되나, 법적 동결 조치는 해당 자산을 계속해서 따라다닌다.
가넷 판사는 자산의 이동을 허용하면서도 해당 이더리움에 대한 법적 권리 관계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님을 분명히 했다. 테러 피해자 측 원고들이 자산에 대한 권리를 계속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에이브로 자금이 옮겨지더라도 법적 효력은 자산을 따라 유지된다는 설명이다. 이는 자산의 물리적 위치가 변하더라도 법적 쟁송의 대상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분쟁의 기원: 켈프 DAO 익스플로잇과 자산 동결
이번 분쟁의 발단은 켈프 DAO(Kelp DAO)에서 발생한 익스플로잇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공격자는 신용을 바탕으로 이더리움을 '차입'하는 방식을 사용해 자산을 탈취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따라 아비트럼 팀은 사건 직후 30,766 ETH를 동결 조치했다. 이후 이 자산의 소유권과 처분 권한을 두고 에이브와 테러 피해자들 사이의 법적 다툼이 본격화되었다.
- 총 자산 규모: 30,766 ETH (약 7,100만 달러)
- 최초 발생원: 켈프 DAO 익스플로잇
- 현재 네트워크: 아비트럼 (Arbitrum)
- 법적 상태: 2026년 5월 9일부로 에이브로의 이송 승인
에이브 측은 해당 자금이 해커의 소유가 아니라 프로토콜 사용자들의 유동성이라고 주장하며 법원에 동결 해제를 요청해 왔다. 에이브는 거버넌스 주도의 회수 모델을 통해 이 자금을 피해 사용자 보상에 사용할 계획임을 강조했다. 특히 에이브는 탈중앙화 금융의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사용자 자산 보호가 최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원고 측인 테러 피해자들은 해당 자산이 북한의 라자루스 그룹(Lazarus Group) 등 국가 후원 해커들과 연계되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북한을 상대로 얻어낸 기존의 법적 승소 판결을 집행하기 위해 해당 암호화폐를 압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피해자 측 변호인들은 지난 2026년 5월 5일 제출한 서류를 통해 이 사건을 단순한 절도가 아닌 신용 사기로 재규정하며 압류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TRM 랩스의 통계에 따르면 2026년은 북한 연계 사이버 범죄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해다. 2026년 4월까지 발생한 전체 암호화폐 해킹 피해액 중 약 76%가 북한 소행으로 분석되었으며, 이는 2025년의 64%에서 더욱 상승한 수치다. 이러한 배경은 법원이 북한 연계 자산에 대한 판결을 내리는 데 있어 복잡한 정치적, 경제적 고려 사항을 더하게 만들었다.
아비트럼의 델리게이트들은 에이브의 자금 회수 계획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으며, 이는 커뮤니티 차원에서의 강력한 연대를 보여준다. 에이브 랩스의 최고 법률 책임자인 린다 젱(Linda Jeng)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프로토콜의 리스크 프레임워크를 단순한 재무 지표를 넘어 사이버 보안과 기술적 구조 검토까지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유사한 보안 사고에 대한 선제적 대응 체계를 구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판결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2026년 5월 7일 기준 에이브(AAVE) 토큰 가격은 24시간 동안 0.24% 하락한 94.13달러를 기록했으나, 법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됨에 따라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이번 사례는 디파이 사용자의 권리와 국제 제재 및 법적 판결 집행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중요한 선례가 될 전망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에서 해킹 행위를 '신용 사기'로 재분류하려는 시도에 주목하고 있다. 공격자가 단순히 자산을 훔친 것이 아니라 프로토콜의 취약점을 이용해 자금을 빌려간 것으로 해석함으로써 법적 대응의 범위를 넓히려는 전략이다. 이러한 법적 프레임의 변화는 향후 암호화폐 관련 소송에서 자산의 성격을 규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가넷 판사의 결정은 동결된 자산의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에이브의 손을 들어주었으나, 테러 피해자들의 권리 주장 또한 여전히 유효함을 시사한다. 자산이 에이브 프로토콜로 이동한 이후에도 피해 보상을 둘러싼 2차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이는 탈중앙화 금융 생태계가 국가 간 법적 갈등과 테러 자금 동결이라는 거대 담론 속에서 어떻게 생존하고 진화할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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