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석] MiCA 라이선스는 시작일 뿐, 가상자산 수탁 업계에 불어닥친 고강도 감시와 상시 감독의 시대
2026년 7월 1일 MiCA 시행 유예 기간이 공식 종료됨에 따라, 유럽 내 가상자산 수탁 업체들은 라이선스 취득 이후의 더 엄격한 리스크 점검과 인적 전문성 규제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2026년 7월 10일 현재, 유럽 연합(EU) 내 가상자산 기업들에게 주어졌던 유예 기간은 공식적으로 종료되었다. 지난 7월 1일 가상자산법(MiCA)의 본격적인 시행과 함께 미인가 업체들에 대한 시장 퇴출이 시작되었으며, 인가를 받은 수탁 업체들 역시 라이선스 취득이 끝이 아닌 새로운 규제 전쟁의 시작임을 실감하고 있다.
유럽증권시장청(ESMA)이 심층적인 리스크 검토를 예고하고 이달 말 새로운 전문성 규정 시행을 앞둔 가운데, 가상자산 시장의 '느슨한 감시' 시대는 완전히 막을 내렸다. 이제 라이선스는 시장 진입을 위한 최소한의 요건일 뿐, 운영의 안전성을 보장하는 증명서가 되지 못한다.
7월 1일의 마지노선이 지나면서 EU 시장의 규제 지형은 급격히 재편되었다. ESMA는 기한 연장이 없음을 분명히 했으며, 미인가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CASP)들은 즉각적으로 신규 고객 유치를 중단하고 기존 포지션을 청산하거나 이전하는 '질서 있는 정리'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 이는 규제 준수를 미뤄온 업체들에게 실질적인 영업 중단 명령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인가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들은 지금 즉시 사업을 정리해야 하며, 마케팅을 중단하고 고객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인가를 받은 기업들에게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CASP 인가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며, 자기자본 유지와 국가별 관할 당국(NCA)에 대한 분기별 보고, 그리고 운영 상태 유지를 위한 연례 감사 등 지속적인 준법 의무가 즉각적으로 발생한다. 규제 당국은 이제 서류상의 요건을 넘어 실제 운영의 건전성을 실시간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ESMA의 2026-2027 수탁 리스크 점검 예고
ESMA와 각국 NCA는 2026년 하반기부터 2027년 상반기까지 가상자산 수탁 업체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리스크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번 점검은 수탁 업체들이 요구되는 보안 및 복원력 표준을 실제로 충족할 수 있는지를 테스트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는 단순한 서류 검토를 넘어 실제 운영 환경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가 될 전망이다.
- 수탁 자산의 안전한 격리 및 보관 실태 점검
- 사이버 공격 및 시스템 장애에 대한 대응 복원력 평가
- 고객 자산에 대한 통제권 및 접근 권한 관리의 적절성 확인
- 운영상의 리스크 관리 체계 및 내부 통제 프로세스 검증
인적 자원에 대한 규제도 한층 강화된다. 2026년 7월 28일부터 시행되는 MiCA 제81조 7항에 따라, 인가 업체 임직원들의 지식과 전문성에 대한 새로운 기준이 적용된다. 이는 규제 당국이 기업의 기술적 인프라뿐만 아니라 이를 운영하는 인력의 역량까지도 직접 감독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러한 엄격한 환경 속에서도 주요 기업들의 전략적 행보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6일 리플(Ripple)이 룩셈부르크 금융감독위원회(CSSF)로부터 CASP 라이선스를 취득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는 대형 플레이어들이 포스트 MiCA 시대의 높은 기준을 충족하며 유럽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는다.
DORA 및 PSD2와의 복합 규제 대응 과제
기업들은 MiCA뿐만 아니라 2025년 1월부터 적용된 디지털 운영 복원력법(DORA)도 동시에 준수해야 한다. 특히 전자화폐 토큰(EMT) 수탁 서비스의 경우 MiCA 인가와 함께 결제 서비스 지침(PSD2)에 따른 라이선스를 동시에 요구받는 '이중 라이선스'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이는 기업들에게 준법 비용의 급격한 상승을 의미한다.
결국 이러한 다층적인 감시 체계와 상시 감사 환경은 시장의 구조조정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2026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리스크 점검과 인적 전문성 규제를 견뎌낼 수 있는 자본력과 운영 복원력을 갖춘 기업들만이 유럽 가상자산 시장의 주역으로 남게 될 것이다.
규제 당국은 고객들이 자신의 서비스 제공자가 ESMA 등록부에 등재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미인가 업체 이용 시 즉각 자산을 이전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는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동시에, 규제를 준수하지 않는 업체들이 설 자리를 더욱 좁히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본 콘텐츠는 정보 및 논평을 위한 것이며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기사에 대한 반응을 남겨보세요
다른 독자의 코멘트를 보고, 바로 의견을 남길 수 있습니다.